松河의 여행글 45

리영주 한옥마을 '선비촌'에서

낙수물 소리와 함께 지새운 가을밤 - 영주 한옥마을 '선비촌'에서- 똑… 또독… 똑… 또독… 똑… 또독… 하얀 창호지를 바른 방문 밖에서 낙수물 소리가 밤새 말을 걸어오고 있다. 따뜻한 한옥의 온돌방에 누워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어디서 오셨느냐고, 어떻게 사느냐고 묻는 게 아니다. 그냥 반갑다고… 그냥 밤새 꿈 같은 이야기나 나누자고… 그래 좋다. 꿈같은 이야기. 그런데 나에게도 꿈같은 그런 이야기가 있기나 한 것인가. ​ 옆 자리의 아내는 벌써 쌔근 쌔근 깊은 잠에 빠져 있고 멀리서 찾아온 바람이 뒷문 밖의 나뭇잎들을 흔든다. 웃목엔 옛날 우리 어머니가 쓰시던 것과 똑같은 오동나무 장농과 뒤주가 세월의 두께를 입은 채 앉아 있고, 조부장한 아랫목 빈터에 아내와 내가 나란히 누워 있다...

松河의 여행글 2018.07.19

[스크랩] 러일전쟁의 승리는 콩나물 때문?

영주 콩세계과학관 영주 콩세계과학관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콩을 테마로 한 과학관이다. 이곳에 가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콩 재배의 발상지였다는 사실이었다. 과학관 전시실에서는 콩의 역사에서부터 콩의 종류, 콩을 재배하는 법, 우리가 모르는 콩의 여러 가지 활용분야 등 절반은 콩박사가 되는 공부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콩체험관에서는 직접 콩을 갈아서 두유와 순두부, 두부를 만들어 시식하기도 하고, 삶은 콩을 찧어 메주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그래서 학생들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15인 이상 단체 예약신청을 받아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러일전쟁의 승리는 콩나물 때문? 콩과학관에는 콩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다. 그 가운데..

松河의 여행글 2017.02.02

[스크랩] 풍기 인삼의 알싸한 향기를 맡으며

풍기 인삼박물관 인삼시장 지난 10월 하순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에 갔을 때는 아쉽게도 인삼축제가 끝난 뒤였다. 하지만 축제기간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인삼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인삼박물관이 있고 눈호사 하며 실속기 있는 쇼핑을 할 수 있는 인삼시장이 있어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의 인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개성인삼이지만 그건 옛말이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몇몇 지역의 인삼 중에서도 나는 풍기 인삼을 으뜸으로 친다. 인삼박물관을 구경하고 인삼시장에 들러 실컷 구경을 한 뒤에 홍삼을 만들 요량으로 수삼 10채(1채=750g)를 샀다. 그런데 홍삼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삼을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걱정을 하고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여기 인삼시장엔 5000원..

松河의 여행글 2017.02.02

[스크랩] 풍기 인삼의 알싸한 향기를 맡으며

풍기 인삼박물관 인삼시장 지난 10월 하순 인삼으로 유명한 풍기에 갔을 때는 아쉽게도 인삼축제가 끝난 뒤였다. 하지만 축제기간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인삼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인삼박물관이 있고 눈호사 하며 실속기 있는 쇼핑을 할 수 있는 인삼시장이 있어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의 인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개성인삼이지만 그건 옛말이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몇몇 지역의 인삼 중에서도 나는 풍기 인삼을 으뜸으로 친다. 인삼박물관을 구경하고 인삼시장에 들러 실컷 구경을 한 뒤에 홍삼을 만들 요량으로 수삼 10채(1채=750g)를 샀다. 그런데 홍삼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삼을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그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걱정을 하고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여기 인삼시장엔 5000원..

松河의 여행글 2017.02.02

영주 부석사 - 9품만다라의 화엄세계

영주 부석사 봉황산 자락에 펼쳐놓은 9품만다라의 화엄세계 남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을도 저물어가는 충북 단양의 수려한 산골짜기들을 지나, 소백산맥의 죽령터널을 지나면 마침내 환하게 열리는 경상북도 영주 땅. 동남쪽으로 뻗어내린 태백산맥 줄기와 서남쪽으로 길게 이어진 소백산맥 줄기에 감싸여 있는 이 고장은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 꼽히는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교육기관이었던 소수서원으로 더욱더 유명한 곳이다. 또한 이 지역은 삼국시대에 고구려와 맞서던 신라의 군사요충지로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라의 벽화고분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고, 이곳 풍기는 개성․금산과 함께 인삼으로 유명한 곳이다. 곱게 물드는 단풍과 함께 능금이 빨갛게 익어가는 이곳의 가을 풍경은 이곳을 찾는 사람..

松河의 여행글 2016.10.29

경기도 파주-분단의 아픔 안고 흐르는 임진강, 절경 속에 숨어 있는 유적들

문화기행 / 경기 파주 분단의 아픔 안고 흐르는 임진강 절경 속에 숨어 있는 유적들 ▲ 임진각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쪽 자유의 다리 일대의 풍경 경기도 서북단에 위치한 파주지역은 고려 때에는 송도와 가까웠고, 조선 광해군 때는 기운이 쇠한 한양 땅을 버리고 이곳 교하(交河)로 도읍을 옮기자는 천도론이 일었을 만큼 길지(吉地)로 주목받던 고장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장단군과 개풍군 등 북녘 땅과 접하고 있는 최전방인 동시에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남북 교통의 요충지로서, 통일에 대비한 남북교류의 중심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함경남도의 마식령에서부터 흘러내린 임진강이 남북을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이곳 파주지역은 임진각과 같이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역..

松河의 여행글 2012.01.04